어떤 사람이 진정한 인재일까. 고급 두뇌라고 할 수 있는 해외파 인력이 기술적 역량 면에서 뛰어 날 수 있다. 하지만 ‘우수 인재 확보 = 해외 학력 우수 인력 유치’라는 식의 단순한 논리와 표면적인 학력이나 배경만으로 인재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R&D연구소를 대상으로 수행한 컨설팅에서 만난 한 임원은 이렇게 말한다. “일의 성과를 기대할만 할 때 고급 인재가 더 나은 대우를 보장 받고 미련 없이 회사를 떠나 난감할 때가 많다. 인사 부서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인력은 학력과 배경에 상관없이 조직에 몰입할 수 있는 인재를 뽑아 주었으면 한다.” 그의 말처럼 파격적인 대우를 해 준 인재가 2~3년도 머물지 않고 경쟁사로 떠나버리는 경우 그 보다 더 큰 낭패는 없다. 그렇다고 이들을 잡기 위해 단지 금전적 보상만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이제 기업은 인재를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잘못된 인식과 인재 확보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진짜 인재’인가?
이에 대해 LG전자 CEO 김쌍수 부회장은 최근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회사는 단순히 똑똑한 사람(Best People)보다는 일에 열정을 갖춘 우직하고 믿음이 가는 적합한 사람(Right People)을 중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Good to Great’의 저자로 유명한 Jim Collins에 따르면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가 적합한 인재를 중시하는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사람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아니라 적합한 사람이 진정한 자산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적합한 인재란 ‘기업의 가치나 문화에 부합하는 태도, 가치관 등 소프트한 역량을 고루 겸비한 인재’를 말한다.
3M, HP, 마이크로소프트 등 일류 기업들은 인재를 판단할 때 특별한 교육적 배경이나 유용한 기술, 전문적인 지식, 작업 경험보다도 인재가 지닌 내면의 품성(태도와 가치관 등)을 중시한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적 능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 역량 이상의 의욕과 올바른 태도를 갖춘 인재가 장기적으로 더 우수한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진짜 인재’의 7가지 특징
적합한 인재의 패러다임은 인재를 바라보는 기업의 근본적인 시각을 바꾸고 있다. 기업에 따라 조금은 상이할 수 있는 적합한 인재라고 해도 인재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갖추어야 할 모습이 있다.
첫째. 최고를 향한 열망이 높은 사람
진짜 인재의 특징은 보수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체에 대해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따라서 진짜 인재는 최고를 향한 열망(Aspiration)이 크다. No.1이 아니면 생존이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이런 인재는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GE를 비롯한 일류 기업들이 인재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열정(Passion)’을 강조한다. 그러나 인재의 모습을 단순히 활력이 넘치고 에너지가 있어 보이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열정의 근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소명의식과 자부심을 가질 때야 비로소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자부심과 소명의식을 갖춘 열정적인 구성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구성원들도 열정이 넘쳐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먼저 구성원을 확보할 때에는 단순히 배경이나 학벌이 아니라 ‘성공의 맛’을 체험한 사람인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또한 기존 구성원의 경우도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작지만 소중한 성공 체험을 쌓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둘째. 강한 승부근성을 가진 사람
진짜 인재는 강한 승부근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승부근성(Challenging Spirit)이란 웬만한 위험에 직면해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이를 극복하려는 억척스러움이 있다. 어려운 일이 주어질수록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임무를 끝까지 완수하려는 근성과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
구성원의 승부근성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난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기업이 구성원들의 작은 실패와 실수를 용납하지 않거나 실패로 얻은 경험을 더 큰 발전으로 승화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는다면 무사안일을 추구하는 보수적 인간형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노키아, 3M 등 혁신 지향적인 기업은 실패를 하더라도 책임을 탓하기보다는 재도전의 기회를 부여하는 ‘Blame-free Culture’가 강하다.
셋째. 도덕적 겸양이 있는 사람
최고를 향한 열망과 승부근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덕적 겸양이 있어야 진짜 인재라 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실력을 쌓는데 노력하기보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지나치게 아첨하거나 정치적 행동을 일삼는 빈 수레형 사람을 보게 된다. 만약 이런 부류의 사람이 조직 내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구성원은 조직에 실망과 염증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도덕적 겸양이 있는 인재는 다르다. 한 마디로 외유내강(外柔內剛)형 사람(An Iron Hand in a Velvet Glove)이라 하겠다. 이러한 인재는 자칫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주위 사람 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인재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Jim Collins는 위대한 기업을 만든 일류 리더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만이 아니라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겸손함도 함께 갖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넷째. 감성 지능이 높은 사람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 높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인재라 하면 어느 정도의 기술적이고 지적인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인재의 자질이 모두 결정된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미래 사회는 다양성의 가치를 보다 폭 넓게 이해하고 인간 상호간의 감성적 교감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모할 것이다. 따라서 진짜 인재의 중요한 자질 요건 중 하나는 얼마나 감성 지능을 풍부히 갖추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심리학자인 Daniel Goleman은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일류 리더들은 공통적으로 감성 지능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약 80% 정도의 감성 지능과 20% 정도의 지적 능력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리더는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감성 지능이란 자기 자신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평가하고 솔직할 수 있는 ‘자아 인식 능력 (Self-Awareness)’,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자기 관리 능력 (Self-Regulation)’,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고 그에 적절히 대응 조치할 수 있는 ‘타인 의식 능력 (Social-Awareness)’과 ‘타인 관리 능력(Social Skill)’ 등을 말한다.
다섯째. 직업윤리를 갖춘 사람
투철한 직업윤리(Work Ethic)로 무장한 사람.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일정한 룰(Rule)을 정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이를 정직하게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런 인재가 진짜 인재이다. 여기서 룰이란 단순히 규칙과 법규를 지키는 문제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어떤 목표를 향해 나름대로의 신념을 갖고 정당한 절차와 방법을 지켜 가는 것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추구하고 있는 ‘정도 경영’이나 ‘윤리 경영’의 실천과도 닮은 개념이다. 마찬가지로 ‘Good to Great’ 기업은 강제가 아닌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한 ‘규율의 문화(Disciplin-ed Culture)’ 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한 문화 속에서 모든 구성원들이 ‘규율이 있는 행동(Dis-ciplined Action)’을 한다.
여섯째. 흡수 능력이 높은 사람
새로운 것을 배우고 소화하는 학습 능력과 함께 주어진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 낼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인재다. 이를 흡수 능력(Absorptive Capability)이라 말한다. Cohen과 Levinthal 등 경영학자는 흡수 능력은 ‘관련된 사전 지식의 양’과 ‘노력의 강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리 해박하더라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자세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지식은 곧 진부한 지식이 된다. 지식의 양이 조금 모자란 사람이라도 배우려는 욕망과 열정이 넘쳐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기업은 지금 당장은 큰 성과를 발휘하기에는 부족한 지식과 능력을 보유한 구성원이라고 할지라도 배우려는 욕심과 의욕이 넘친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배려해야 한다.
일곱째. 핵심 가치에 맞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
회사의 독특한 핵심 가치(Core Value)와 생각을 같이하는 인재가 진짜 인재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 가치란 종교적 신념처럼 구성원들이 항상 따르고 지녀야 할 정신적인 밑바탕이다. 이는 기업 고유의 차별적인 행동 코드를 담고 있어 구성원의 의사결정과 행동 방식의 기준이 된다.
만일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와 구성원이 중시하는 가치관이 일치할 수 있다면 구성원은 회사와 자신을 하나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가치관의 동질화는 구성원들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어렵고 모호한 의사결정 상황에서도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할 때 전략에 부응하는 사람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전략은 수시로 바뀌는 경향이 있고 현실적으로도 전략에 맞는 인재를 정해 놓고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는 기업의 인재 경영에 있어 흔히 나타나는 이상과 현실간의 괴리다. 기업에 내재되어 오랜 동안 변하지 않는 가치관인 핵심 가치에 부응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자료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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